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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애나 펀더]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책 소개 후기

by 한스. 2026.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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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라보엠입니다.
애나 펀더 작가의 <조지 오웰 뒤에서 - WIFEDOM>는 우리가 알던 조지 오웰의 이미지를 완전히 뒤흔드는 책입니다. <동물농장>과 <1984>로 시대의 양심으로 추앙받는 조지 오웰, 그 뒤에 지워진 아내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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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영문판을 아내가 외국인 친구에게 먼저 선물 받았고 최근 번역판을 구매했습니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책 소개

인권변호사 출신의 호주 작가 애나 펀더의 <조지 오웰 뒤에서>는 깨끗해 보이는 조지 오웰의 이미지를 산산조각 내는 책입니다. 저자는 조지 오웰의 책을 읽던 중 2005년 발견된 편지들이 조지 오웰아일린의 결혼 기간인 1936~1945년에 작성된 것으로, 아내가 아니면 알 수 없는 조지 오웰의 내밀한 모습을 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조지 오웰의 첫 번째 아내 아일린 오쇼네시는 옥스퍼드대학에서 장학금을 받으며 영문학을 공부한 수재였습니다. 런던대에서 심리학 석사과정을 밟던 중 조지 오웰을 만나 1936년 결혼했고, 학위를 마치고자 했던 꿈을 포기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보다 앞서 '세기말, 1984'라는 제목으로 디스토피아 시를 쓴 여성 작가가 있었습니다. 독재자 스탈린을 비판하는 에세이를 쓰려던 조지 오웰에게 '동물이 나오는 우화로 써보라'고 권하고 <동물농장>의 기획부터 편집까지 도맡은 인물이 바로 아일린이었습니다.

핵심 내용

9년간의 결혼 생활에서 아일린은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 병약한 오웰을 보는 '엄마', 정서적 결핍을 채워주는 '아내', 타자기로 원고를 정서하고 교정·교열까지 해주는 '비서', 글쓰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집을 청소하고 요리를 해주는 '가사도우미' 역할을 동시에 해야 했습니다.

스페인 내전 당시 아일린조지 오웰을 구하기 위해 스페인으로 향했고, ILP 스페인 지부에서 병참 업무와 선전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하지만 조지 오웰의 책과 그의 전기 작가들은 아일린을 거의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스페인 내전 중 조지 오웰을 구하고 그의 작품에 지적 영감을 주었음에도, 오웰의 책 <카탈로니아 찬가>에서 아일린은 '남편에게 차와 초콜릿을 보내주는' 존재 정도로만 그려집니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조지 오웰의 개인적 삶입니다. 그는 결혼 후에도 외도를 멈추지 않았고, 여러 여성에게 성폭력을 시도했습니다. 1945년 아일린이 투병 중이고 갓난아이까지 있었음에도 갑작스레 프랑스로 출국했고, 돈이 부족했던 아일린은 값싼 수술을 받던 중 홀로 사망했습니다.

책 후기

1. 역사는 누구의 것인가

이 책을 읽으며 가장 강렬하게 느낀 것은 역사가 승자, 아니 권력을 가진 자의 기록이라는 사실입니다. "여성의 행위를 그 영향력으로부터, 여성의 용기를 그로부터 이익 보는 사람들로부터, 여성이 버는 돈을 그 돈으로 먹고사는 남성으로부터, 여성의 고통을 그것을 초래한 사람들로부터 분리"하는 방식으로 아일린은 역사에서 지워졌습니다.

오웰의 성공에 가장 크게 기여했지만, 그녀의 이름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이는 비단 아일린만의 문제가 아니라, 역사 속 수많은 여성들이 겪어온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예술가와 그의 작품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조지 오웰의 작품은 여전히 훌륭합니다. 하지만 그 작품이 탄생하기까지 누군가의 희생이 있었다는 사실을 외면할 수 있을까요? 작품과 작가를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저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예술가의 삶과 작품은 분리될 수 없으며, 우리는 그 전체를 알 권리가 있습니다.

3. 영문판 원제 아내 노릇(Wifedom)이라는 제도

원제 'Wifedom'은 한국어로 정확하게 바꾸긴 어렵지만 '아내 노릇'이라는 의미입니다. 저자는 "아내 노릇이란 우리가 배워 우리 자신에게 행해 온 사악한 마술의 속임수"라고 말합니다. 아일린처럼 자신의 꿈과 재능을 포기하고 남편을 뒷바라치하는 것이 당연시되던 시대, 그리고 여전히 그 잔재가 남아 있는 지금을 돌아보게 됩니다.

맺음말

아내 아일린의 도움 없이, 그는 장미를 심을 수 있었을까? 출판사에 글을 보내고 그 글을 타자로 쳐낸 사람, 우화의 형식으로 동물농장을 쓰라고 조언한 사람, 그녀의 시의 제목을 차용해 1984라는 새로운 소설을 쓸 수 있게 한 사람은 그의 옆에서 철저히 지워진 아일린이었습니다. 이 책은 그저 조지 오웰을 비판하기 위한 책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가 역사를 어떻게 기록하고, 누구를 기억하며, 어떤 방식으로 평가해야 하는지를 묻는 책입니다. 위대한 작가 뒤에 지워진 여성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더 정의로운 역사 쓰기를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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