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스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책 사라지고 있습니까는 영화감독 김종관이 글과 사진으로 포착한 60가지 순간을 담은 에세이집입니다. 김종관 감독의 영화가 보여주는 섬세하고 서정적인 감성이 이 책에도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영화 폴라로이드 작동법(2004), 조금만 더 가까이, 더 테이블(2016), 최악의 하루(2016), 페르소나-밤을걷다(2019) 등으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아온 그는, 이번엔 카메라 대신 펜과 사진으로 일상과 기억, 풍경, 사람, 그리고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기록했습니다.
잊혀질지도 모를 순간들의 기록
이 책은 저자가 1년 동안 생활 속에서 마주한 찰나의 순간들을 글과 사진으로 남긴 기록입니다. 김종관 감독은 언젠가 잊힐지도 모를, 그래서 곁에 둘 수밖에 없는 순간들을 섬세하게 포착합니다. 사진과 기억, 사실과 이야기가 한데 어우러져, 마치 한 편의 영화처럼 독자를 감성적인 시간 여행으로 이끕니다.
감독의 영화가 아련한 추억과 후회의 감정을 담아내듯, 그의 글 역시 안개처럼 흐릿한 기억의 한 구석을 조심스럽게 어루만집니다. 누구나 가슴 한편에 품고 있는 지나간 시간에 대한 미련, 그리움, 그리고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이 책 곳곳에 묻어납니다.
몽환적이고 서정적인 문체
김종관의 글은 직설적으로 감정을 자극하거나 교훈을 주려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시를 읽고, 회화를 감상하는 듯한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한 문장, 한 문장이 마치 노랫말처럼 짙은 감성을 담고 있어, 독자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추억과 감정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의 섬세한 묘사는 머릿속에 장면을 그려내는 즐거움을 주며, 일상에서 길어 올린 소소한 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금 생각하게 만듭니다.
책 제목처럼, 저자는 ‘사라지는 것’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는 얻는 것보다 잃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절정의 순간조차도 결국은 잊히고 사라지는 것이 인생임을, 그리고 그 순간을 기록하고 기억하는 것이 불안을 달래는 방법임을 고백합니다. 사진과 글, 그리고 챕터별로 들어간 짧은 이야기들은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애틋한 시선과 함께, 독자에게도 각자의 ‘사라지는 순간’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특히, 영화 감독인 그가 직접 찍은 사진들도 일반인과는 다른 무언가가 담겨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김종관 감독은 영화와 책, 두 가지 매체 모두에서 ‘사소한 것들을 아름답게 남기는 것’에 집중합니다. 영화가 배우와 트릭, 거짓말로 이야기를 쌓아가는 예술이라면, 이 책은 자신의 실제 경험과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작업입니다. 그는 자신이 겪은 수치심, 아픔, 그리고 사소한 일상까지도 숨김없이 기록하며, 이를 통해 창작자로서 한 걸음 더 성장하고자 합니다.
사라지고 있습니까 책 솔직 후기
사라지고 있습니까를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누구나 지나온 시간에 대한 미련과 아쉬움을 품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느끼게 해준다는 것입니다. 김종관 감독의 글은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일상 속 소소한 순간들을 아름답게 담아냅니다. 그가 좋아하는 영화, 여행지, 그리고 일상에서 만난 풍경들은 모두 ‘사라짐’이라는 테마로 엮여, 독자에게도 자신만의 추억을 되돌아보게 만듭니다.
책에는 그의 영화 시나리오 일부와 직접 찍은 사진이 함께 실려 있어, 마치 한 편의 짧은 영화처럼 책장을 넘기는 재미가 있습니다. 특히,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두려움과 애착,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머와 따뜻함을 잃지 않으려는 그의 태도는, 독자에게 잔잔한 위로와 용기를 전합니다.
다른 책 - 그러나 불은 끄지 말 것
사실 저는 그의 다른 책 그러나 불은 끄지 말 것을 더 좋아합니다만, 블로그에 담기에는 수위가 있어서, 간략히 여기에 같이 소개만 하겠습니다.
이 책에은 사랑에 관한 서른 두편의 단편이 담겨 있습니다. 영화 감독의 작품이라 단편 영화처럼 느껴집니다. 저는 출간 되기전 블로그에서 여기 담긴 글들을 몇 편 봤었는데, 짧으면서도 굉장히 감각적이라 책을 구매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때 봤던 글은 레드트리였습니다.
맺음말
김종관 감독의 책 사라지고 있습니까는 잊히고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애틋함, 그리고 그 순간을 기록하고 기억하려는 한 창작자의 마음이 담긴 책입니다. 영화처럼, 혹은 시처럼, 김종관 감독의 감성적인 문장과 사진이 독자의 마음에 잔잔한 파문을 남깁니다.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불안과 아쉬움, 그리고 그럼에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이 책은 조용한 위로와 공감을 건넵니다.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생각하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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