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정동길의 오후

 

 

Nikon D700 / AF 85mm
@종로 | November 2024

 

서울 도심 속 고요한 휴식처, 정동길을 산책했습니다. 날씨 좋은 가을날이라 고요했던 길은 사람들로 가득찼습니다. 덕수궁 돌담을 따라 이어지는 이 길은 마치 시간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울창한 가로수들, 가을이 되어 노랗게 물든 나뭇잎들과 그들이 만들어내는 그늘 아래로, 옛 건물들과 현대식 건물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습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역사의 숨결이 느껴집니다. 정동교회, 이화여고 등 근대 문화유산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이 길을 천천히 걸으며 마음도 느긋해지는 것 같습니다. 계절마다 다른 매력을 뽐내는 정동길은 특히 가을이면 더욱 아름답습니다.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잎들이 바람에 흩날리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입니다. 낙엽 위를 걸으며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가을을 즐기는 사람들의 웃음소리에 귀 기울이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정동길을 따라 걷다 보니 어느새 경희궁에 도착했습니다. 경복궁이나 덕수궁에 비해 규모는 크지 않지만, 탁 트인 진입로는 계절을 느끼기에 참 좋은 곳이었습니다. 아이와 함께 잔디 위를 걷는 가족, 결혼을 앞두고 스냅 사진을 찍는 예비 부부. 가을 햇살처럼 따뜻한 풍경이 이어집니다. 이번 가을, 종로의 정동길은 참으로 따뜻하고 아름다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