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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명훈 작가] 타워 책 소개 후기

한스__ 2025. 5. 28.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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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스입니다.
배명훈 작가의 신작 기병과 마법사를 재밌게 완독했습니다. 

 

[배명훈 작가] 기병과 마법사 신간 책 소개 후기

안녕하세요 한스입니다.신간은 잘 안사는 편인데, 배명훈 작가의 신작이 나와 출간일에 구매했습니다. 이번 작품 기병과 마법사는 8년 만에 선보이는 장편이자, 데뷔 2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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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명훈 작가의 작품중 가장 먼저 본 책은 오늘 소개해드릴 타워라는 단편 모음집이었습니다. 이 책은 한국 SF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연 연작소설집으로, 2009년 출간과 동시에 평단과 대중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으며, 절판 후에도 꾸준히 회자되다 2020년 개정판으로 돌아온 작품입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책은 초기 표지입니다. 이 책은 ‘빈스토크(Beanstalk)’라는 674층, 인구 50만 명이 거주하는 초고층 도시국가를 배경으로, 현대 한국 사회의 이면과 인간 군상을 날카롭게 풍자하고 있습니다.

 

배명훈 타워

빈스토크: SF적 상상력과 현실의 경계

빈스토크’라는 이름은 동화 ‘잭과 콩나무’에서 따왔으며, 바벨탑을 연상시키는 초대형 복합 빌딩입니다. 이 건물은 단순한 주거 공간이 아니라, 국가의 기능을 모두 내포한 도시국가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빈스토크의 내부에는 고급 주택가부터 난방비를 걱정해야 하는 고시촌, 세계 최고의 위성 디자인 회사, 남쪽 휴양지, 그리고 영화배우 ‘개’가 사는 487층까지, 현실과 환상이 뒤섞인 다층적 사회가 펼쳐집니다.

여섯 편의 연작, 그리고 연결되는 이야기

타워는 여섯 편의 중단편과 부록의 짧은 글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단편은 별개의 이야기로 읽히면서도 빈스토크라는 공간 안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됩니다. 예를 들어, ‘동원박사 세 사람’은 예수 탄생의 ‘동방박사’ 이야기를 변주하고, ‘광장의 아미타불’은 불교적 상징을 비틀어 현대적 의미로 재해석합니다. ‘타클라마칸 배달 사고’에서는 용병으로 취업한 이가 사막에서 실종되자, 국가가 아닌 시민들의 자발적 연대가 펼쳐집니다. 이는 인터넷과 집단지성, 그리고 국가의 무책임함을 날카롭게 풍자합니다.

사회적 풍자와 인간 군상

배명훈은 SF적 상상력에 사회과학적 통찰을 더해, 권력, 책임, 연대, 무책임, 신자유주의와 차별적 시민권 등 오늘날의 사회 문제를 입체적으로 그려냅니다. 타워 내부의 권력 구조, 기업국가의 이면, 시민의 연대와 무기력, 그리고 웃음과 슬픔이 교차하는 현실의 민낯을 유머와 풍자로 풀어냅니다. 독자는 ‘딴 세상’ 이야기 같지만, 읽다 보면 빈스토크가 곧 우리의 사회임을 깨닫게 됩니다.

배명훈의 문체와 SF의 힘

배명훈의 문체는 유려하면서도 능청스럽고, 현실의 부조리를 가볍게 비틀면서도 묵직한 울림을 남깁니다. 그는 “정색이 아닌 미소, 분노가 아닌 폭소”라는 새로운 접근법으로, 우리가 웃을 수 없는 현실에 웃음을 부여하고, 그 속에서 진실을 드러냅니다. 실제로 타워의 여러 에피소드와 설정들은 이후 한국 사회에서 벌어진 사건들과도 묘하게 겹쳐지며, SF가 ‘미래 예언’이 아닌 ‘지금, 여기’의 문제를 다룬다는 점을 증명합니다.

직접 읽어본 소감

타워를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거대한 상상력과 현실에 대한 통찰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는 것입니다. 빈스토크의 복잡한 구조와 다양한 인물, 그리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촌극과 비극은, 우리 사회의 축소판이자 거울처럼 느껴집니다. 각 단편이 독립적이면서도 전체적으로 하나의 세계를 완성하는 구조 덕분에, 읽는 내내 새로운 발견과 생각거리를 제공합니다.

맺음말

배명훈의 타워는 한국 SF의 르네상스를 이끈 대표작으로, 기발한 상상력과 사회적 메시지, 그리고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가 어우러진 소설집입니다. 빈스토크라는 거대한 타워 안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딴 세상’ 같으면서도 바로 우리의 현실을 비추는 거울입니다. SF와 문학, 사회와 인간에 관심이 있는 모든 이들에게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작품입니다.
지금, 빈스토크의 어느 층에 살고 있는지, 책을 읽으며 자신만의 위치를 찾아보는 것도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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